책이름 : 뭐냐
지은이 : 고은
펴낸곳 : 문학동네
절하고 싶다 / 저녁연기 / 자욱한 먼 마을
‘지나가며'(145쪽)의 전문이다. 반가웠다. 함민복의 ‘절하고 싶다’를 잡다가 이 시를 처음 만났다. 시인한테 물어 시집 ‘시여 날아가라’를 찾았으나 절판이었다. 아쉬웠다. 이 땅 최고 시인의 시집 한 권 없다니. 미안했다. 3권의 시집을 손에 넣었다. 그런데 그렇게 찾던 시를 이 시집에서 만나다니. 선禪시집에는 180수의 시편과 10점의 묵화가 담겼다.
나가는 일이 중노릇이면 / 돌아가는 일이 / 그렇구나 / 그렇구나 / 바로 부처노릇이구나
그러나 참으로 나가야 참으로 돌아오지 안 그래?(출가 / 전문, 101쪽)
내 스승은 효봉이 아니다 / 꼼짝달싹! / 기둥 끝에 붙어 / 청개구리 10년(청개구리 / 전문, 96쪽)
고은은 1933년 전북 군산에서 태어났다. 나이 18세 때 교사를 그만두고 동국사에서 혜초를 스승으로 출가했다. 법명은 일초다. 혜초의 스승인 효봉을 섬기며 수행했다. 효봉은 한국인 최초의 판사였다. 일제강점기 10년 동안 판사를 하다가 사형선고로 죄책과 회의에 빠져 판사를 때려치웠다. 엿장사로 3년을 전국을 떠돌았다. 38살 뒤늦은 나이에 신계사에서 석두를 스승으로 출가했다. 효봉과 일초. 현상은 정반대로 나타났으나 본질은 같다. 일초는 1962년 불교에 대한 회의로 환속했다. 1970년 나이 37세 때 전태일의 죽음은 그를 사회현실에 눈뜨게 만들었다. 문인 간첩단 사건 등 군홧발 정권에 맞선 시인의 투쟁은 나날이 가시밭길이었다. 자유실천문인협의회, 민족문학작가회의, 민족예술인총연합회를 앞장서 이끌었다.
왜 전하기를 비밀로 삼는가 / 개 같은 놈들 / 멍! 멍! 멍!
달밤에 다 드러났다
‘전등록'(124쪽)의 전문이다. 시인은 마니산에 올라 고민했다. 시가 잡지에 발표된 얼마 뒤였다. 시인의 길을 걸을지, 수행의 길을 갈지를. 지난 11월 중순 전등사를 찾은 시인은 ‘시는 어떻게 오는가’라는 강연을 했다. 시인의 젊은 한때. 전등사의 주지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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