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산책은
우체국에 있었습니다
나에게서
그대에게로 편지는
사나흘을 혼자서
걸어가곤 했지요
그건
발효의 시간이었댔습니다
가는 편지와
받아볼 편지는
우리들 사이에
푸른 강을 흐르게 했고요
그대가
가고 난 뒤
나는,
우리가 잃어버린
소중한 것 가운데
하나가
우체국이었음을 알았습니다
우체통을 굳이
빨간 색으로 칠한 까닭도
그때 알았습니다,
사람들에게
경고를 하기 위한
것이겠지요
ㅡ이문재, 푸른 곰팡이ㅡ
사나흘,
혼자서 걷는
발효의 시간...
곰팡이,
채 익기도 전에
버려진 세계에
집을 짓는다 ..작작이
푸른 곰팡이는 영명으로는 Penicillium이다
발효와 경고... 작당이
우체국은 까치처럼 반가왔지
빨간 우체통을 보면 언제나 마음 설레이곤 했지
너무 빨리 세상을 살고 있나?
이쁜 꽃편지지를 놓고 어떻게 여백을 메울까 '
생각하다 날이새고
또 새고
어느날 종이학이 되어버린 편지지를
꼭곡 가슴속에 묻어두고
학이 하늘로 날아 오르기를 기다렸지
지금 나는 자판앞에서 이메일을 보내고 있다..난작이
출처 : 오자기일기
글쓴이 : 난자기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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