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나의 이야기

[스크랩] 일본 프로그레시브록 10선

한적한길 2016. 1. 20. 17:12


일요일 아침부터 일본록 음반들을 쭉 정리하고 있는데요.

프로그레시브록 음반들 중에서 이건 좋은데?

싶은 몇 장의 음반들을 추려봤습니다. ㅋ



(1) 코스모스 팩토리 - 트랜실베니아의 고성 (1973)

프로그레시브록이라기 보다는 하드록에 가까운 앨범입니다.

한 해 뒤에 발표되는 요닌바야시의 일촉즉발 앨범과 함께

일본식의 프로그-하드록을 완성하였다는 평가받고 있는데요.

연주, 작곡, 사운드 전반에 걸쳐서 완성도가 굉장히 높은 작품입니다.

같은 해의 해피엔드의 3집(이 역시 걸작!)과 함께 일본록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운드는 커버의 느낌 그대로이고, 미국보다는 영국적인 색체가 강합니다.

90년대 중반에 일본록의 여명이라는 씨리-즈로 재발매된적이 있는데

아직 종어커버로는 나오지 않았습니다. 재발되면 당연히 GET!



(2) KENSO - 7집 (2002)

켄소는 일본의 재즈록 밴드인데요. 70년대 말부터 지금까지 총 8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발표하고 있습니다. 현재도 활발하게 활동중이구요. 멤버중의 일부는 시이나 링고의

백밴드의 일원이기도 합니다. 이 밴드가 이렇게 장기간 활동할 수 있었던 이유는

(당연히) 음악이 좋고, 팬들이 꾸준하게 라이브장을 찾은 것에도 있겠지만

멤버들의 대부분이 생계를 위해서 음악 밖의 영역에서 직업을 하나씩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켄소의 앨범은 (인디 1집, 복귀작인 6집을 제외하면) 하나같이 완성도가 높기 때문에

이것이다! 싶은 한 장을 고르기가 힘든데요. 저는 개인적으로 7집을 선호합니다.

켄소는 팻 메써니의 광팬이기도 한데, 80년대 작품들에서 흐르는 퓨전재즈적인 느낌이

이를 반영하고 있지요. 저는 퓨전 앨범들 보다는 하드록적인 6, 7, 8집을 더 좋아합니다^^



(3) 요닌바야시 - 일촉즉발 (1974)

요닌바야시는 프로그레시브록 팬들보다는 일본의 하드록 팬들에게 꾸준한 지지를 받는 밴드입니다.

특히 연주력은 동시대에 활동했던 밴드들뿐만이 아니라 지금 활동하고 있는 밴드들과 겨루어도

손색이 없을 정도이고, 스튜디오 녹음의 완성도에 있어서도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해피 엔드가 90년대 초반부터 재평가되었던 것처럼, 최근 들어서는 요닌바야시에 대한 재평가 작업이

일본내에서는 꾸준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전작 재발매라던지, 라이브 음원의 박스셋화)

'일본 하드록의 단 한 장' 이라면 바로 이 앨범입니다.



(4) 요닌바야시 - 골든 피크닉 (1976)

팬들 사이에서도 찬반이 갈리는 앨범입니다.

전작 일촉즉발에서 보여준 파워풀한 하드록 연주를 이 앨범에서는 들을 수가 없구요.

대신에 스튜디오에서 정교하게 가공된 소리의 콜라쥬에 집중했다는 인상입니다.

즉, 연주를 조각내서 이를 장시간의 스튜디오 작업을 통해서 이어 붙였다.

라고 보시면 정확할듯 싶습니다. (커버의 느낌 그대로의 음악이지요)

스트레이트하면서도 섬세한 하드록 사운드에 열광했던 팬들은 새로운 시도에 실망했고

이로 인해서 밴드는 해산의 위기에 다달아 실제로 한 명이 탈퇴하게 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촉즉발보다는 이 앨범을 더 좋아하는데요.

라운지적(!)인 느낌의 곡 '레이디 바이올레타'만으로도 이 앨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곡은 후에 싱글로도 발매됩니다. 하드록 팬들이 절대 싫어할 사운드지요 ㅋㅋ)

사실 요닌바야시는 하드록만을 연주하는 밴드는 아닌데요.

초창기 라이브 음원을 들어보면 핑크 플로이드의 심벌라인(MORE앨범)같은 포크송을

커버하기도 했고, 20세의 원점이라는 사운드 트랙의 곡들을 들어보면 싸이키델릭까지

넘나들고 있습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MEDDLE 이전의 사운드에 상당히 근접해있다고 보셔도 좋을 거예요.



(5) ain soph - 기묘한 숲 속의 이야기 (1980)

ain soph는 켄소와 함께 80년대 일본 재즈록(혹은 캔터베리록)을 대표하는 밴드입니다.

켄소가 프로지향적이라면 ain soph는 철저하게 아마츄어적인 자세로 음악을 했으므로

연주력이나 작곡력은 켄소나 서구의 밴드들보다는 다소 떨어지는 느낌이 있습니다.

특히 기타가 평범한 편이고, 대신 키보드 연주는 굉장히 좋습니다.

키보드가 밴드를 살렸다고도 볼 수 있겠지요 ㅋㅋ

ain soph는 80년대 초부터 90년대 초까지 총 4장의 정규 스튜디오 앨범과

6장이 넘는 비정규 라이브 앨범을 남기고 있는데요.

현재까지 라이브밴드로 활동하고 있다고 합니다.

밴드 멤버들이 모두 CAMEL, HATFIELD AND THE NORTH, CARAVAN 등의

영국의 캔터베리록의 팬이라고 할 정도로,

음악은 재즈록 이라기 보다는 정통 캔터베리사운드에 가깝습니다.

(두 번째 앨범 제목은 심지어 HAT AND FIELD 입니다 ㅋㅋ)

단순히 캔터베리사운드를 흉내낸것에서 멈췄다면 (게다가 기타가 부실!)

똥판이 되었을텐데.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키보드 연주가 상당히 독창적입니다.

핑크 플로이드의 Rick Wright와도 흡사한 키보드 사운드는 마치 캐멀이 핑크 플로이드의

곡을 연주하고 있는 느낌을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단순복재라고 보기는 힘들구요.

꽤나 매력적인 사운드입니다. (앨범 커버의 느낌 그대로이지요)



일본의 캔터베리씬에는 몇 개의 밴드가 없습니다만.

심포닉에 가까운 캔터베리를 연주한 미스터 시리우스도 훌륭한 음악을 들려주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별로 좋아하는 앨범은 아닌데 ㅋ 커버의 이미지가 좋아서, 올려드립니다.



(6) Shingetsu - s/t (1979)

일본의 제너시스라고도 불리우는 신게츄의 유일한 작품입니다.

신게츄는 요닌바야시, ain soph처럼 라이브 음원과 미발표음원이 많이 남아있는 밴드인데요.

최근에는 라이브 앨범 Live 07-26-79: ABC Kaikan Hall Tokyo

박스셋 新●月●全●史

이 발표되었으며, 완성도 높은 사운드에 호평을 받고 있습니다. (저는 아직 들어보진 못했네요 ㅋ)

서구음악씬에는 정말 무수히 많은 제너시스 (혹은 마릴리온)의 클론 밴드들이 존재하는데요.

신게츄는 제너시스의 클론이라기 보다는, 제너시스의 연극적인 요소를 일본적으로 재해석했다고

해도 좋을 정도로, 오리지널리티가 확실한 밴드입니다. 사실 음악을 들으면 제너시스가 즐겨 사용한

프레이즈나 사운드의 요소는 거의 발견되지 않거든요. 오히려 동시대에 활동한 J.A.シーザー처럼

일본의 전통적인 멜로디, 토착정서가 물씬 풍기고 있지요. 그래서 일본내에서뿐만이 아니라

서구의 프로그레시브록 팬들 사이에서 평가가 높습니다.

일본 프로그 밴드 중에서 가장 잘 알려져있기도 하지요.



(7) Bi Kyo Ran - 1st album (1982)

美狂乱의 일집입니다. 80년대에 두 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90년대에 재결성해서 2장의 스튜디오 앨범을 더 발표했습니다.

(라이브나 미공개앨범까지 하면 10장이 넘네요)

재미있는 점은 이 밴드의 멤버중이 한 명이 크로마티 고교 영화의 사운드트랙을

만들었다는 것인데요 ㅋㅋ 키치한 문화를 좋아하는듯 (혹은 경제적인 이유로 ㅋ)

美狂乱은 일본의 킹 크림슨이라고 평가를 받고 있는데

독창성이 있다기 보다는 클론밴드에 가깝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일본적인 정서가 느껴지긴 하는데 shingetsu나 J.A.シーザー에 비할바는

아닌 듯 싶고, (음악적으로는 완전 다르지만) ain soph와 비슷한 수준정도?

제가 이 앨범을 좋아하는 이유는 일본의 70/80년대 공포영화의 분위기를 느끼기 때문입니다.

실재로 이 밴드의 팬들 중에서는 일본의 클래식 공포물의 팬들이 많기도 하구요.



(8) after dinner - edition (1984)

일본의 80년대 초반의 언더그라운드 씬을 대표하는 밴드인 애프터 디너의 일집입니다.

애프터 디너는 HACO라고 하는 여성뮤지션이 이끄는 음악창작집단인데요.

YMO처럼 서구의 매니아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어 일본으로 역수입된 경우라고 볼 수 있습니다.

브라이언 이노가 창안해낸 - 소리를 가구처럼 공간에 배치한다는 - 가구음악, 콜라쥬음악에

가까운 사운드인데요. 요즘에야 이런 음악을 하는 밴드들이 넘쳐나지만, 25년전의 음악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로 신선하고, 완성도가 높습니다.

개인적으로 자주 듣는 음반은 아니지만 가끔 꺼내 듣습니다.



(9) JA시저 - 리싸이틀

73년 일본청년회관에서 행한 JA시저의 리싸이틀을 녹음한 앨범입니다.

커버의 이미지처럼 마그마처럼 부글 부글 끓어오르는 폭력성과 변태적인 서정미가

동시에 느껴지는 작품입니다.

일본의 토착정서, 민요, 핑크 플로이드의 MEDDLE 이전의 싸이키델릭 사운드,

프랑스 마그마의 광폭함 등이 만화경처럼 펼쳐지는 기묘한 세계이지요.

개인적인 '여름밤의 애청반'입니다.



(10) 맨드레이크 - 미발표 모음집 #1, #2

맨드레이크는 T-MODEL의 전신밴드입니다.

정규 스튜디오 앨범은 발표된 적이 없고, 환상의 밴드로만 구전되어 오다가

90년대 중반에 미발표 모음집(모두 라이브 음원)으로 환생하였습니다.

사운드는 킹 크림슨의 larks' tongues in aspic~red 시기에 가까우며

기타는 로버트 프립과는 동떨어져 있지만,

전반적인 정서가 크림슨의 근처에 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shingetsu, bikyoran과 함께 서구의 프로그레시브록 밴드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일본적인 정서를 잘 살려낸 밴드라고 할 수 있겠네요.


뭔가 이상하다구요?


그렇습니다.


저는 일본의 하드-심포닉을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pageant, mugen, vienna, outer limits 등등

사실상 일본 프로그레시브록씬에서 가장 많은 수의 밴드를 배출한

하드-심포닉밴드들은 예전에 좋아했던 적도 있지만

지금 다시 들으면 그냥 저냥... ^^;

출처 : 소리그림카페
글쓴이 : Humming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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