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희덕16 길 위에서 / 나희덕 길을 잃고 나서야 나는 누군가의 길을 잃게 했음을 깨달았다 그리고 어떤 개미를 기억해내었다 눅눅한 벽지 위 개미의 길을 무심코 손가락으로 문질러버린 일이 있다 돌아오던 개미는 지워진 길 앞에서 두리번거리다가 전혀 엉뚱한 길로 접어들었다 제 길 위에 놓아.. 가족/개인글 2019.08.15
나희덕15 그 말이 잎을 물들였다 나희덕 살았을 때의 어떤 말보다 아름다웠던 한마디 어쩔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그 말이 잎을 노랗게 물들였다. 지나가는 소나기가 잎을 스쳤을 뿐인데 때로는 여름에도 낙엽이 진다. 온통 물든 것들은 어디로 가나. 사라짐으로 하여 남겨진 말들은 아름다울 수 .. 가족/개인글 2019.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