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일생에 단 한번 가장 슬픈노래를 부르고
가시에 가슴을 찔려 죽는 슬픈 새가 있습니다.
슬픈 가시나무새가 살았었습니다.
두 걸음 멀어지는
그런 한 사람을 사랑하는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앙상한 나뭇가지에 앉아서
그 사람만을 기다리고
그를 위해서만 노래하는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그가 울면 따라 우는
매일 매일 지친 몸을 이끌고
그 사람의 둥지나무 꼭대기에서 노래하던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그가 돌아가는 밤길에
그를 대신해 매에게 날개를 다친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초췌해져서 돌아온 그를 위해
자신의 깃털을 뽑아
따뜻한 둥지를 만들어준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앙상한 가시나무 위에서
그 사람만을 위한 노래를 부르다
하얀 눈을 붉게 물들인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그를 다시는 만나지 못할것 같다며
끝내 이 말은 못하고
또 그를 위한 노래만 부르던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슬픈 노랫소리가 있습니다.
오직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습니다.
그 사람이
그 새를 떠날때도
바보같이
너무 바보같이
가시나무위에서
또 노래만 부르던
붉어지는 눈망울과
식어지는 숨결로
그의 행복만을 빌던
그런 바보같은
그래서 너무 슬픈
가시나무새가 있었습니다.
그리고...
가시나무 한 그루가 있습니다.
나는
그...
가시나무입니다.
출처 : 무진장 - 행운의 집
글쓴이 : 유당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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